‘싸구려’ 관광 Out!...기준은? 명품 ‘관광 한국’으로 질적 성장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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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관광 Out!...기준은? 명품 ‘관광 한국’으로 질적 성장 고려해야
  • 김재영
  • 승인 2016.03.0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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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가격 합리성 낮은 전담여행사 상시 퇴출”...실질적·구체적 기준은?
FIT(개별자유여행객) 수치, 테마 단체관광 요구 높아져 ‘관광 한국’ 질적 성장 이뤄야

T)0001 제작: 한국면세뉴스

문화체육관광부가 불합리한 저가 단체관광을 뿌리 뽑겠다고 나섰다. 올해 ‘한국 관광의 해’를 맞아 외래 관광객 1650만명 유치 목표를 제시한 가운데, ‘싸구려’ 단체관광으로 얼룩진 ‘관광 한국’에 대대적인 손질을 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3월 중순부터 전담여행사로 지정받은 지 2년이 경과한 170개 업체를 대상으로 유치 실적, 재정 건전성, 법령 준수 여부, 관광산업 발전 기여도 등으로 갱신 심사를 할 계획이다. 이로써 국내 관광시장은 구조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저가 여행상품’의 발단으로 꼽히는 면세점 ‘모객료’는 전담여행사의 적격 심사의 사항에 적용될 지는 미지수다.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는 다양한 형태로 면세점으로부터 ‘모객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객료’는 관광객 구매액의 일정 부분을 여행사·가이드에게 주는 일종의 ‘수수료’ 개념이다.

또한 면세점을 비롯해 사후면세점, 쇼핑센터까지도 여행사와의 ‘암묵적’ 계약을 통해 관광객 매출의 일정 부분을 지급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없는 쇼핑지(地)는 침체를 거듭해 ‘死地’의 위험까지 점쳐지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시장 매출 ‘일등 공신’으로 여겨져, 이들을 안내하는 여행사 및 가이드가 ‘황제’격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수수료’를 통해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는 ‘저가 관광상품’의 적자를 메우며, 추가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해 질이 떨어지는 숙박시설, 식사 등을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때문에 문체부가 “일부 전담여행사가 비정상적인 가격 경쟁으로 단체관광을 유치하고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는 등 한국 관광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어 중국 단체관광 시장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특단의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B_001 사진=김선호 기자/ 국내 면세점에 북적이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그러나 문체부 관계자는 “여행사와 면세점 간의 ‘수수료’ 부분은 법령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전담여행사 심사적격 여부 기준에 포함될 지는 정확하지 않다”며 “전담여행사 심사를 통한 상시 퇴출제 도입 후 여행사 수익에 ‘수수료’ 비중이 관건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먼저 법령에 근거한 전담여행사 적격 여부를 강화하지만, 현 업계의 구조 및 현황 반영에 근거한 기준은 모호한 상태인 것이다. 이런 경우 문체부는 “관광업계의 자정 노력”에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체부 김종덕 장관은 “방한 중국시장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리 감독 강화 뿐만 아니라 관광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여행사가 챙기는 ‘수수료’는 이 뿐만 아니라 관광객 모객을 위한 장려금까지 포함된다. 관광객의 숙박, 교통, 시설 입장료, 판촉 장려비, 광고비 등에 더해 또 다른 특수 관광이 포함될 시에는 별도의 장려금이 여행사에게 지급된다. 물론 관광객당 여행사가 정부 및 업체에서 받는 인센티브도 포함돼 있다. 즉, 여행사는 더 많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중국 내 아웃바운드 여행사에 고개를 숙이고, 국내에선 ‘콧대’를 세우는 모양새다. 전체적인 국내 관광시장은 ‘저가 여행상품’으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도 그만큼의 수익이 날 수 없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여행사가 챙기는 ‘수수료’로 불려지는 ‘인센티브’ 및 ‘장려금’의 악순환 고리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점차 ‘암묵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관련 당국의 조치 또한 현황을 반영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기준 마련과 대책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세계 관광시장에서 국가의 위상이 관계된 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국내 관광산업의 긍정적 ‘선순환’ 구조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전담여행사에 대한 제제 및 관리 감독 강화뿐만 아니라 국내 관광 콘텐츠에 대한 실질적인 질적 성장을 도모해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 관광시장의 경우 내국인 관광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안정적인 구조가 마련된 가운데 각국의 관광객들이 찾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성장 발판은 일본 관광시장의 역사와 제도, 문화 콘텐츠가 적절히 조화된 이유에 있다. 또한 ‘아베노믹스’로 일컬어지는 정부의 정책이 관광시장 활성화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한 몫한다.

반면, 국내 관광시장은 초석을 다지고 있는 형국이다. 방한 일본인 관광객에 이어 중국인 관광객으로 전성기를 맞이해 규모의 성장은 이뤘으나, 관광 콘텐츠의 질적 성장은 답보상태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관광 수지 적자가 반증한다. 내국인이 찾지 않는 ‘관광지’에 외래 관광객의 인기는 점차 사그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관광 시장이 안정적 수익구조를 만들어낸 것도 내국인들의 국내여행에 대한 인지도가 상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불합리한 ‘저가 단체관광’을 발본색원하기 위한 제재, 관리 감독 강화 등의 특단의 조치도 있어야 하지만, 현 관광시장의 구조와 현황을 반영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도의 기준이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제도라는 ‘그릇’의 개선뿐만 아니라 그 그릇에 담길 ‘콘텐츠’도 양질이어야 ‘관광 한국’이 명품으로 자리매김해 위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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