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관광객 위한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관광 저변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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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관광객 위한 ‘쇼핑’뿐만 아니라 문화관광 저변 넓혀야
  • 김선호
  • 승인 2016.03.0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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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관광객, “쇼핑하러 한국 찾아”... 화장품 없는 ‘한국’ 상상하기 힘들어
1945년부터 관광시장 발판 다진 일본, 지역마다 볼거리·먹거리 풍성

한국의 관광시장은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작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만 없었다면 최대의 방한 외래 관광객 수치를 올릴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을 남긴다. ‘15년 방한 외래관광객은 전년대비 6.8% 감소한 약 1천 3백 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1월에는 전년 동기대비 17.5% 증가한 약 107만 7431명의 외래관광객이 한국을 찾아 문화체육관광부의 올해 1650만명의 관광객 유치 목표도 청색 신호다. 그러나 국내 관광시장이 ‘쇼핑’에 편중돼 있어 일본에 비해 다양한 관광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즉, 작년 국내 면세점 매출의 1,2위를 차지한 한방 화장품 외의 ‘관광 한국’은 물음표다.

KakaoTalk_20160308_113302595 제작: 권정일 디자이너

올해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 관광지로 한국, 일본, 태국이 꼽혔다. 중국과 인접해 있다는 장점과 함께 각국은 쇼핑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을 고려, 이들이 면세품을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면세점(DutyFree)을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일본은 도심뿐만 아니라 산간 지역까지 뻗어 있는 사후면세점으로 관광객의 편리성을 높였으며, 더 나아가 잇따른 시내면세점을 오픈하고 있다. 태국 또한 정부가 물 밑에서 자국 업체를 보호하며, 킹 파워 면세점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13년 개정된 관세법이 ‘5년 시한부 면세점’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한편, 작년 11월에 열린 시내면세점 특허심사의 ‘공정성’이 도마 위에 올라 일본, 태국의 관광시장 및 관련 제도에 있어 비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가까운 일본을 통해 한국의 관광 실태를 비교해보자. 일본의 관광시장 초석은 1945년부터 비롯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진주군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고가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해 점차적으로 자국인들의 여행을 활성화시켰다. 1955년부턴 단카이 세대(베이비 부머) 성장과 함께 다양한 여행 형태와 상품이 나왔으며, 1963년 관광기본법이 제정됐다. 한국의 ‘관광진흥법’ 이전의 ‘관광사업법’이 1975년에 제정된 것에 비하면 12년이 앞섰다. 이후 일본 국철(현 JR)의 ‘Discover Japan' 캠페인과 미디어 여행프로그램의 인기는 지방 곳곳의 특색과 식도락을 풍성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즉 지금의 일본은 관광활성화에 적극적인 ‘아베노믹스’ 정책과 맞물려 세계의 ‘큰 손’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는 ‘준비된’ 관광 대국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싸구려 여행’으로 낙인찍힐 위험에 놓여 있다. 관광객 유치에만 혈안이 돼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저가 여행 패키지’를 판매, 국내 인바운드 여행업체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관광객의 쇼핑 비중을 높이고, 질이 떨어지는 숙박시설과 식사를 제공하는 등의 실태가 빚어진 것이다. 또한 방한 중국인 관광객 대부분은 ‘쇼핑 여행’이 목적으로 국내 화장품을 현지에서 구매하기 위한 SIT(특수목적관광) 비중이 높다. 즉 작년 면세점 매출 상위 1, 2위를 차지한 화장품 이외의 ‘관광 한국’은 상상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국과 일본의 관광 시장은 단적으로 비교가 되고 있다. 일본은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에서부터 볼거리·먹거리 등 관광객들을 위한 인프라가 조성돼 있어 ‘문화’를 선사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관광시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부상했다가 한류열풍으로 2010년대 일본인 관광객이, 이후 중국인 관광객이 방한해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그러나 그 규모에 비해 내실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바로 ‘문화’ 소비 지향이 아닌 ‘일단 관광객을 유치하고 보자’식의 ‘저가 여행’ 방식에서 비롯된다.

자국민에게도 사랑받는 ‘일본 관광’은 ‘13년 자국 관광소비액 66.9%도 자국내숙박여행이 차지한다. 이는 내국인에게 사랑받는 관광지가 해외 관광객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지방 곳곳마다의 특색을 알리고 식도락을 풍성하게 마련한 일본과 지방 관광지 활성화를 위해 이제서야 초석을 마련하고 있는 한국과 차이점이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중국 단체관광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여행업체 퇴출, 저가 덤핑 관광 근절을 목표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지방 관광 활성화를 위해 여행루트를 개발, 교통 편의를 도모하고 있는 중이다. 면세점은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한편, 지역 경제 및 상권 활성화를 위해 사회환원금 쾌척 및 관련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워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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