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현장] 롯데 노조, "면세점 5년 시한부 법은 개악" 국회 앞 규탄대회 열어...후폭풍 더 거세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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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현장] 롯데 노조, "면세점 5년 시한부 법은 개악" 국회 앞 규탄대회 열어...후폭풍 더 거세질 듯
  • 백진
  • 승인 2016.02.04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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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노조, 국회 앞 ‘면세점 특허 5년 한시법’ 개정 촉구 위해 단체 결의대회 가져문근숙 노주위원장, "단 한명의 고용불안도 생기지 않을 때까지 투쟁 이어 나가겠다 "

봄을 알리는 입춘이 다가왔지만 면세점 노동자들이 느끼는 고용안정의 체감온도는 여전히 한겨울에 머물러 있다.

4일 오후 국회 앞에 모인 롯데면세점 노동조합원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고용불안과 국가경쟁력 악화시키는 면세점 5년 한시법을 개정하라"며 한 겨울 거리에 나온 롯데면세점 노조는 국회를 향해 한 목소리로 정부와 국회를 규탄했다.

 

사진=백진 기자/ 규탄대회에 참가한 롯데면세점 노조원들 사진=백진 기자/ 규탄대회에 참가한 롯데면세점 노조원들

 

예상보다 2배가 넘는 인원인 약 250여 명이 모인 이날 결의대회에서 롯데면세점 노조원들은 현실과 맞지 않는 법안으로 애꿎은 면세점 노동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약 2천 5백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중인 잠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특허 상실에 따라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관세법과 보세판매장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라 월드타워점은 최대 6월까지만 운영하고 문을 닫아야 한다.

사업권 축소로 졸지에 잉여인력이 돼버린 해당 매장 근무자들은 6월 이후의 상황이 암담하다. 롯데면세점이 시내와 공항 등 여러 곳에 매장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이미 기존 인력들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투입이 어렵고 겹치는 부분도 많아 업무지원은 한계가 있다. 또한 업무 분담과 적응 문제는 둘째 치더라도 매장이 부산과 제주, 인천 등 각지에 흩어져 있는 면세점의 특성상 출퇴근 교통 및 거주, 육아부분에서도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진=백진 기자/ 규탄대회에 참가한 롯데면세점 노조원들 사진=백진 기자/ 규탄대회에 참가한 롯데면세점 노조원들

 

이날 문근숙 위원장은 결의대회에서 “정부와 국회가 시장논리를 거스르고 불합리한 심사와 평가기준으로 많은 노동자들을 고용불안으로 내몰고 있다”며 “독과점을 이유로 잘 영업하던 면세점의 사업권을 빼앗아 소매유통과 관련이 없는 대기업에 쪼개준 것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발언을 듣던 노조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이후 롯데호텔노동조합과 부루벨코리아노동조합, 송파시민사회, 월드타워점 판촉사원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연대사를 통해 롯데면세점 노조의 주장을 지지했다. 마지막 발언자로 나선 이는 앳된 얼굴의 신입사원이었다. 잔뜩 긴장한 채 단상을 올라온 양지웅 월드타워점 온라인팀 직원은 정규직 4개월차가 된 신참이다. 양지웅 사원은 “비정규직으로 입사해 1년을 근무하고 작년 11월 10일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첫 근무지인 월드타워점을 입사 4개월만에 폐점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고용을 보장한다고 했지만, 남는 인력이 많아 직무배치가 쉽지 않고 다른 점으로 간다 하더라도 또다시 5년 뒤 사업권을 유지할 것이란 보장이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고용불안을 없애고 청년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낸다고 말했던 것을 지켜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사진=백진 기자/ 규탄대회에 참가한 롯데면세점 노조원들. 발언중인 양지웅 사원 사진=백진 기자/ 규탄대회에 참가한 롯데면세점 노조원들. 발언중인 양지웅 사원

 

이처럼 노동자들이 국회에 호소하는 이유는 고용불안의 원인이 국회에서 야기됐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면세점과 관련된 관세법 개정 논의는 지난 해 11월 14일 면세점 특허 심사 이후 줄곧 제기돼 왔다.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관세법에 특례조항을 달아 문제를 키워놓은 만큼, 사태에 대한 책임도 국회의 몫이라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18일 박인숙 의원 등 새누리당 10명의 의원은 현행 관세법 제176조 2(특허보세구역의 특례)의 5항에 따르면 ‘보세판매장의 특허기간은 (제176조 제1항에도 불구하고) 5년 이내로 한다’는 내용을 삭제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만약 박인숙 의원 등이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될 시 ‘5년 이내로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제176조 2의 5항이 사라지며, 면세점 특허는 다시 10년 단위로 돌아가게 된다.

지난 2일 국회에서도 이석현, 김관영 의원이 주최한 면세점 관련 정책세미나에서 신고제 전환 논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그러나 월드타워점이 당장 6월에 영업장을 폐쇄해야 하는 처지인 만큼, 면세점 노동자들은 당장 시급한 대안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진=백진 기자/ 규탄대회에 참가한 롯데면세점 노조원들 사진=백진 기자/ 규탄대회에 참가한 롯데면세점 노조원들

 

규탄대회 말미에 결의문을 낭독하는 문근숙 위원장의 발언에 더욱 힘이 실린다. 문근숙 위원장은“우리의 이익을 위해서만이 아니다. 한국의 관광산업과 직결된 면세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할 시점에 고용불안 요소는 전반적인 서비스 질을 저하시키게 될 것”이라며 “사업권 박탈로 인한 단 한 명의 고용불안도 발생하지 않도록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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