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앞 ‘5년 면세 한시법’ 규탄, 성황 중인 면세점 발목 잡는 족쇄에 ‘눈물’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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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앞 ‘5년 면세 한시법’ 규탄, 성황 중인 면세점 발목 잡는 족쇄에 ‘눈물’흘려
  • 김선호
  • 승인 2016.02.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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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잃은 워커힐면세점 직원, “약자의 설움 묻어둘 수 없었다”
롯데면세점 노조 250명 ‘고용 불안 해소’ 촉구

IUIU_004 사진=백진 기자/ 오늘 4일 국회 앞서 '고용 불안'에 시달린 면세점 직원들이 나와 '5년 면세점 한시법' 개정을 촉구했다.

면세점 직원들이 직접 국회까지 나섰다. 이유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 박탈로 야기된 고용불안’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240명의 노조는 오늘 4일 찬바람이 살을 에는 추위 속에 “면세업계 노동자들의 생존권이 ‘5년 면세점 한시법’으로 위협받고 있다”고 외쳤다. 또한 그 속엔 워커힐면세점 직원도 함께 했다. 워커힐면세점은 광진구에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당장 다가오는 올 5월에 23년의 매장 문을 닫게 돼 직원들의 가정까지 무너지는 지경에 이르러 참다못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워커힐면세점 직원 A씨는 “면세점 현장 직원들은 대부분 여직원들이다. 아침 출근 전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워커힐면세점 사업권이 탈락하면서 면세점 직원의 자녀들은 사내유치원 입학도 힘들게 됐다”며 “사실상 다른 기업으로 이직을 하더라도 MD나 판촉, 영업 직원들이 좋은 대우를 받을 뿐, 기획이나 운영지원직군은 다른 업체에서 반기지 않는 실정이다. 타 기업이 ‘고용 승계’를 한다고 해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롯데면세점 노조가 나서 국회에서 시위를 한다기에 같이 워커힐면세점 피켓을 들고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 ‘고용 불안’ 야기한 ‘5년 면세점 한시법’, 직원들을 내몰다

국회 앞은 싸늘한 바람을 뚫고 가열 찬 면세점 직원들의 목소리가 퍼져나갔다. 이들이 겨울 추위가 끝나기도 전 찬바람이 부는 국회 앞까지 나서게 된 이유는 5년 마다 직원들의 일자리가 거리로 내몰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관세청에선 국내 면세업계 사상 초유의 사태를 일으킨 시내면세점 특허심사 결과 발표가 있었다. 23년 간 운영했던 서울 동부 광진구의 워커힐면세점이 특허를 잃었으며, 강남권에 위치해 성황 중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사업권이 박탈됐다. 글로벌 면세점 전문지 무디리포트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한국 면세시장에 벌어졌다”며 “세계 면세시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면세시장이 거세게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은 심사과정 및 심사위원까지 모두 ‘비밀’에 붙였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관세청의 답은 오로지 ‘비밀’이다.

IUIU_005 사진=백진 기자/ 롯데면세점 노조 약 240명 직원들이 국회 앞서 '면세사업권 박탈에 따른 규탄 결의대회'를 연 가운데, 한 켠에 워커힐면세점 직원이 나와 '청춘을 바친 일터, 워커힐면세점 살려내라'를 절실히 외치고 있다.

워커힐면세점은 단독 매장이기 때문에 면세사업을 완전히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벼랑 끝에서 당장 떨어지기 일보직전이다. 워커힐면세점은 영업 연장 신청을 통해 5월까지 매장 문은 열어 둘 수 있으나, 시한부 인생의 갈림길에서 몇 개월 남지 않은 산소호흡기를 찬 형국이다. 신세계·두산은 특허를 잃은 기존 면세점 직원들을 모두 고용승계 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직원들의 심정은 ‘눈물 바다’다. 갑자기 일하던 직장을 옮기거나, 옮겨도 5년 시한부 일자리이기 때문이다. 면세업계의 특성상 직종 변경도 힘든 실정이다.

롯데면세점 노조 240명이 거리로 나와 ‘고용 불안’을 외치게 된 배경이다. 2015년 1월 27일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특허권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갱신 제도를 없애는 법안을 적용했다. 그리고 면세점 직원들은 영문도 모른 채 ‘고용 불안’에 시달리다 오늘 4일 직장에서 거리로, 또 국회로 나서게 됐다.

▷ 누가 이들의 직장을 없앴는가?

면세점은 성황 중이다. 일하던 소속 기업이 부도가 난 것도, 구조조정이 일어난 것도 아니다. 하물며 IMF사태와 같은 외환위기도 상황도 아니다. 단지 영문도 모르는 관세청의 5년  마다의 특허심사 결과 때문이다. 국내 면세점은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음에도 상당한 업계 성장을 이뤄냈다.

2014년 세계 면세점 시장규모는 2010년 대비 46.9%로 증가했으며, 국내 면세시장은 세계 시장 규모 중 12.3%의 점유율을 보일 만큼 성황 중이다. 중국은 7.9%, 미국 5.9%로 나타난다. 당장 다가올 중국 황금연휴 ‘춘절’동안에 국내 면세점은 더욱 성황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면세시장은 해외 면세업체도 진출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만큼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중국 매체들도 향후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관광지로 한국을 1위로 꼽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관광의 꽃이라고 불리는 ‘쇼핑’, 바로 면세점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국내 면세점의 모델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친절한 서비스를 비롯해 외국어 능통자의 안내와 쇼핑·숙박·외식 등이 결합된 상품 등이 외국인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류 열풍이 그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어 국내 면세시장은 더욱 고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때문에 더욱 관광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이 국내 곳곳을 여행하며 관광시장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면세점 입지 및 위치도 균형 있게 배치해야 된다.

그러나 관련 정부 당국은 국내 면세산업의 성장과는 역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직원들이 현장에서 열심히 일해 산업을 더욱 활성화시켜야 하는데, 제도적 문제로 인해 국회와 공청회 등을 오가며 발목이 묶였다”며 “‘5년 면세점 한시법’으로 인해 사업권까지 박탈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권 잠실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서울 동부에서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평창까지 이어지는 관광벨트 지역에 위치한 광진구 워커힐면세점까지 성황 중인 매장 문을 강제로 닫게 했다.

잠긴 문을 열 수 없는 직원들은 그 열쇠를 가진 국회와 관련 당국에 외치고 있다. “다시 문을 열고 일하던 곳에서 일하게 해달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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