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루질 주의보'… 갯벌서 조개줍다 사망 잇따라  '조석간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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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루질 주의보'… 갯벌서 조개줍다 사망 잇따라  '조석간만 주의'
  • 한국면세뉴스
  • 승인 2023.06.0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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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에서 해루질을 하다가 밀물에 고립돼 숨지는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서해는 조석 간만 차가 큰 데다 수심까지 얕아 밀물이 빨리 차오르는 만큼 여름철 피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8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27분께 인천시 옹진군 영흥도 내리 갯벌에서 60대 여성 A씨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물이 들어와서 갯벌에 고립됐다"며 해경에 직접 신고까지 했지만 결국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 해경은 사고가 난 시각 등을 토대로 A씨가 해루질을 하다가 밀물에 고립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최근 3주 사이 인천 앞바다에서는 A씨를 포함해 4명이 해루질을 하다가 고립돼 잇따라 숨졌다. 지난 4일에는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서 40대 남녀가 해루질 중 구조 요청을 하고 실종됐다가 12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해경 수색 작업에서는 지난달 17일 같은 해수욕장에서 해루질을 하다가 실종된 50대 여성의 시신도 뒤늦게 발견됐다. 같은 서해안인 충남 태안군 곰섬 인근 바다에서도 지난 6일 해루질하던 3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실종됐다가 숨졌다.

그는 일행 4명과 함께 해루질을 하다가 50여분 만에 "물이 가슴까지 차서 나올 수 없다"고 일행 중 한 명에게 전화를 건 뒤 연락이 끊긴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서산군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도 지난 3일 해루질을 하던 40대가 물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해루질로 인한 인명 사고는 인천·서산·태안 등 만조와 간조 차이가 큰 서해안에서 주로 일어난다. 서해는 썰물 때 물이 많이 빠지기 때문에 행락객들이 해변에서 멀리 나가 해루질하는 경우가 잦은데 물때를 모르면 밀물을 제때 피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어두운 밤이나 새벽에 하는 해루질 특성상 넓은 바다에서 방향조차 찾지 못하고 순식간에 밀물에 갇히는 경우가 잦다. 이처럼 사고 위험이 크지만 전국적으로 해루질 어로 행위는 늘어나는 추세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접수된 해루질 관련 신고는 435건으로 4년 전인 2017년(33건)보다 13배 폭증했다. 반면 2017∼2021년 5년간 단속 건수는 총 352건에 그쳐 신고 건수 폭증세에 비해 제자리걸음을 했다.

충남 서산·태안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무분별한 불법 해루질을 막고자 수산자원관리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개정안은 비어업인이 수산자원을 포획하거나 채취할 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과 수량 등을 위반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다만 각 지역 특성을 고려해 비어업인의 수산자원 채취에 대한 제한 규정을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해경도 사고 위험이 큰 전국 연안의 출입 통제 장소 33곳 관리를 강화하고 해양파출소 순찰을 확대하는 등 사고 예방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출입 통제 장소 가운데 27곳(81.8%)이 서해안이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해루질을 하기 전 반드시 물때표를 확인해 만조 1시간 전에는 안전한 해안가로 나와야 한다"며 "또 물이 빠졌을 때라도 해루질을 하기 전 구명조끼를 입고 사고 위험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한국면세뉴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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