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민건강보험 " '전자담배 사용=금연 중'은 복지부·암센터 판단"...담뱃세는 왜? 논란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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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민건강보험 " '전자담배 사용=금연 중'은 복지부·암센터 판단"...담뱃세는 왜? 논란 재점화?
  • 민병권, 박주범
  • 승인 2023.02.1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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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전자담배 사용자를 '흡연'으로 분류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

서울 진관동에 사는 50대 후반 A씨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 건강검진 결과통보지를 받아보고 의아한 점을 발견했다. 건강관련요인 중 흡연 항목에 현재 상태가 '금연 중'이라고 표기된 것이다. 

A씨는 깜짝 놀랐다. A씨는 최근 2~3년 사이에 전자담배로 갈아탄 상태라, 건강검진 설문에 새롭게 추가된 ’전자담배 등‘ 항목 질의에 대한 대답을 ’하루 몇 개비‘ 등으로 꼼꼼하게 기입했기 때문이다.

A씨의 건강검진결과지 중 일부.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음에도 현재 상태에 '금연 중'이라고 표기되어 있다.

A씨는 의아해서 건강보험공단 앱을 통해 이에 대해 질의했고 이후 놀라운 공식 답변을 들었다.

"고객님의 검진 결과를 확인해보니, 현재 전자 담배만 단독 사용하고 있으신 것으로 확인되며 '전자담배 단독 사용자는 비흡연자로 간주함'을 안내드린다. 서초남부지사 검진팀". 

전자담배 유해성에 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6월 한국필립모리스는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교수 연구팀이 500만명 이상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한 2021년 연구를 소개한 바 있다.

연구에서 일반담배 흡연자가 궐련형 전자담배 등으로 바꿔 5년 이상 사용할 경우 일반담배 흡연자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23% 낮아졌다. 일반담배와 전자담배까지 끊고 5년 이상 금연하면 일반담배 흡연자보다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37% 낮아진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반면 2018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이고,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도 포함됐다. 타르는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10일 오후 '전자담배 단독 사용자, 비흡연자 간주'에 대한 면세뉴스의 여러 질의에 대해 "(단독사용자를) 비흡연자로 분류하는 것은 맞다. 다만 이런 분류기준이나 결정은 공단이 아닌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에서 정한다"고 전했다.

이어 "점차 전자담배 위험성이 부각되는 상황이라 향후 전자담배 사용자를 '흡연'으로 분류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본지는 복지부 해당 부서에 연락을 취해 연결 시도 중인 상태다. 또 복지부와 암센터에 이에 대한 질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이런 결정을 내려진 배경에 대해서도 후속 보도할 예정이다. 

한편 KT&G 등 전자담배 공급사들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전혀 모른다'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담배회사 관계자는 "내용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다. 다만 세계적으로 '흡연'이라는 단어 사용은 '연초'에만 해당되는 것으로 전자담배는 연초가 아니기때문에 흡연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렇다고 해도 공단에서 전자담배 피우는 사람에게 '금연 중'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클 듯하다"라고 전했다. 

또 전자담배 관련한 건강보험의 '금연 중' 평가는 다양한 갑론을박을 예고할 전망이다.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 재점화는 물론, 담배에 부과되는 세금 문제, 흡연 구역 관련 법규, 전자담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의 문제와 청소년층까지 연결되기 때문이다. '누가 생수 사먹으면서 주류세 내고 싶겠어요?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민병권,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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