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주공항 면세점 신규사업자 '두제산업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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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청주공항 면세점 신규사업자 '두제산업개발'
  • 조 휘광
  • 승인 2018.09.2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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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화장품 15개 브랜드 입접해 11월 말 오픈
전문경영인 영입…타 면세점과 물품소싱 협의


▲ 19일 방문한 두제산업개발 본사는 경부고속도로 청주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지방도로로 6,7킬로미터 거리에 있었다. 입구에 있는 2층짜리 건물 앞에 두제산업개발/부설기술연구소 간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건물 오른쪽으로 멀리 폐기물 재활용 시설이 자리잡아 골재를 실은 덤프트럭들이 분주하게 들락거렸다.


유통산업과는 거리가 먼, 지역의 한 전통산업 기업이 면세점 사업에 진출했다. 청주공항 면세점 입찰 전까지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다. 낯선 업체가 입찰설명회에 참석했다는 소식을 듣고 수소문해 봤지만 1996년 설립한 산업건설폐기물 처리업체라는 것 외에는 별다른 정보를 얻을 수 없던 회사다. 그런 회사가 실제로 출사표를 던지더니 '뜻밖에'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했다. 그것도 첫번째 도전에서 단박에. 이 바닥에선 이름도 생소했던 두제산업개발이다.


◆소통과 상생 중시…직원 공모로 사업 아이템 찾아

▲ 이배식 대표이사

이 회사 이배식 대표(55)는 구조조정 없이 직원들과 함께 회사를 끌어나갈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건설경기가 가라앉으면서 발주물량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한 시점이다. 하수관, 가스관 등 일부 용역입찰은 해마다 발주가 60% 이상 줄어들기도 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가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소통'과 '상생'이다. 손님 접대 용도를 겸하는 대표실 외에는 사무실 전체가 열린 공간이다. 임원실 격벽도 부서간 칸막이도 없으며 직원들은 언제든지 대표에게 건의를 할 수 있다. 직원 아이디어 공모 등을 통해 목재팰릿, 목재 칩, 신재생에너지 등 신규 아이템을 찾았고 일부는 실행에 들어갔다. 그 중 하나가 면세점 사업이다. "시작은 작더라도 장기적으로 보면서 함께 미래 먹을거리를 찾아간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


◆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스티로더, 랑콤 제품 입점

경험 없이 도전한 사업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는 하고 있다. '초짜'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경험 많은 전문경영인을 초빙할 계획이다. 물품 소싱을 위해서는 몇몇 면세점과 협력을 타진하고 있다고 밝힌다.

두제산업개발이 따낸 청주국제공항 면세점은 200㎡(약 60평) 면적에 화장품, 향수, 기타품목을 취급한다. 면적이 넓지 않다. 화장품은 14~15개 브랜드가 입점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중국인에게 인기있는 한국 브랜드는 물론 에스티로더, 랑콤 같은 해외 브랜드도 입점한다. 초콜릿, 홍삼 등 식품과 가방, 전자제품도 구색을 갖춘다. 충남도로부터 지원 요청을 받아 일부 향토기업도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매출은 보수적으로 5억~10억 예상

"한 우물을 파야지 왜 외도를 하느냐는 핀잔을 많이 듣습니다. 마치 로또를 맞은 것처럼 오해 아닌 오해도 받고요." 이 회사 이양규 상무 얘기다.

이 상무는 지인들로부터 걱정과 애정이 반반쯤 섞인 그런 핀잔을 들을 때마다 "그럼, 한 번 흙수저면 영원한 흙수저여야 하느냐" 고 맞받아친다고 말한다. 그만큼 회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신사업 진출이 긴요한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두제산업개발이 따낸 청주국제공항 면세점 예상매출액은 공항 추산 약 39억6200만원이다. 면세점 사업 초기부터 실무를 맡아 진행한 배문수 경영관리팀 과장은 "청주공항이 호황이었던 시절 수년간의 매출을 공항에서 평균 낸 수치"라면서 "중국인 단체 여행객이 끊긴 이후 하루 손님이 20~30명도 안 됐기 때문에 현실성은 없다"고 말했다. 내년 예상하는 매출에 대해서는 '예측 불가'라면서 굳이 얘기하라면 '보수적으로 5억~10억 수준'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청주공항의 가능성은 작지 않다고 인정한다. "활주로 증설이 끝나고 중국 전세기가 뜨게 되면 크게 일어날 수 있는 공항"이라고 평가한다. 최근에는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운항할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K가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사업 면허 발급 재신청을 했다. 이스타항공도 청주~오사카~괌 등 3개 노선을 추가할 계획이다. 여건만 성숙하면 과거를 능가하는 전성기를 맞이할 기대를 품을 만하다.


두제산업개발 기업 현황

회사명

두제산업개발

대표이사

이배식

설립연월

1996년 11월

자본금

6억원

2017 매출/영업이익

약 307억원/약 59억원

주요 사업

건설폐기물 수집운반, 중간처리

사업자폐기물 수집운반, 재활용

비계구조물 해체

석면 해체 제거

순환골재 생산 판매

순환아스콘 생산판매

고형연료 제조판매



◆ 미니인터뷰 / 이양규 상무

-사업권 획득 비결은?

"기존 면세점 재무제표 등 면밀한 검토를 거쳤다. 경험이 없다는 약점에 대해 보완책을 제시하고 재무상태 등 강점을 부각시켰다. 물론 결정적인 것은 임대료라고 본다. 30% 초반대 임대료율을 써내 20% 후반대였던 경쟁사를 앞섰다. 덕분에 특허심사위원회 평가점수의 큰 열세를 극복할 수 있었다"

-앞으로 면세점 사업 계획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 경험 없는 초짜로서 약점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영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 5~10억원 수준으로 보수적인 매출 계획을 세우고 서서히 늘려간다는 생각이다. 차근차근 내실이 쌓아지면 시내면세점과 인터넷면세점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두제산업개발은 어떤 회사?

"1996년 설립된 건설폐기물 수집운반 처리 회사다. 폐기물을 그냥 처리하는 게 아니라 재활용을 극대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순환 사회를 구현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우리가 하는 일은 세상을 더럽히는 게 아니고 정화시키는 일이다. 우리가 잘 돼야 환경이 잘 된다'는 게 이배식 대표가 늘 강조하는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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