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하>중소중견기업,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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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점] <하>중소중견기업, 빛과 그림자
  • 조 휘광
  • 승인 2019.02.13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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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사 점유율 10.6%로 간신히 두자릿수 유지
임대료 부담 크고 대기업 마케팅 공세에 열세
"업체별 매출 규모 달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글 싣는 순서

<상> 신세계의 약진, 롯데의 굴욕

<중> 새로운 위너 신라, 롱런 변수는?

<하> 중소중견 면세점, 빛과 그림자


▲ 지난해 9월 인천공항에서 간판을 내리기 전 삼익악기가 운영하던 면세점 매장. 중소중견 면세점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구매, 마케팅, 입지 등 모든 면에서 대기업보다 열세여서 수익성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18년 인천공항에서 중소중견면세점 점유율은 10.6%에 그쳤다. 전년도 10.7%보다 미세하게 줄어든 셈이다. 국내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7.9%에 비하면 낫지만 위안거리가 될 정도는 아니다.

작년 인천공항 중소중견면세점 5개사(9월 철수한 삼익면세점 포함)가 거둔 총 매출은 2748억원이다. 대기업 면세점 중 좀 떨어지는 구역 한 곳에서 거두는 매출을 5개 업체가 나눠가지는 모양새다.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수익을 얻기도 힘든 구조라는 데 중소중견면세점들의 슬픔이 있다.


■ 에스엠듀티프리, 1027억원으로 1, 2 터미널 모두 1위

업체별로는 에스엠듀티프리가 1,2터미널 모두 가장 앞섰다. 에스엠은 1터미널 689억원, 2터미널 338억원으로 중소중견면세점으로는 유일하게 1000억원 고지를 넘었다. 특히 2터미널에서는 시티와 엔타스 등 다른 중소중견면세점을 합한 것보다 많은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실속은 별로 없다. 매장 입지 상 여객이 많고 객단가가 높은 지역이라 매출은 많지만 그만큼 임대료가 비싸고 내부 판관비도 많이 든다는 설명이다. 지난해에도 영업 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티플러스는 2터미널에 새로 오픈한 매장을 합쳐도 730억원으로 전년 1터미털 한 곳에서 거둔 750억원에 2.7% 미달했다. 시티플러스 2터미널 매장이 화장품, 주류, 담배가 없는 식품잡화 품목이어서 총매출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관계자 전언이다. 다만 "임대료 대비 수익성은 유지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엔타스는 인천공항에서 전년보다 46% 매출이 증가했다. 2017년 424억원을 기록했던 1터미널(주류담배)에서 409억원을 달성하고 2터미널(전품목)에서도 212억원을 판매했다. 하지만 '알찬 성장'을 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매출과 수익 면에서 "아직 어려운 현실"임을 인정한다.

그랜드는 지난해 10월 7일 삼익악기가 운영하던 DF11(향수화장품)구역에 입성했다. 연말까지 약 3개월간 65억원 매출을 올렸다. 철수한 삼익악기가 9개월 간 거둔 305억원에 비하면 약하다. 입점 초기라 브랜드 라인업이 완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게 회사 설명이다. 랑콤, 키엘 등 로열브랜드 입점이 막 시작돼 올해는 괜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전보다 마진율이 4% 정도 높아진 것은 고무적이라는 해석이다.


■ "위치 나쁜데 임대요율은 대기업과 차이 없어"

외형이 좋건 그렇지 않건 대부분 중소중견면세점들의 처지는 녹록지 않다는 게 한결같은 평가다. 대부분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기업에 비해 구매 파워가 떨어지고 위치도 좋지 않은 데다 임대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한 중견 면세점 관계자는 "출국장 면세점은 위치나 여객 트래픽이 좋은 자리는 대기업 차지"라면서 "자리도 안 좋고 브랜드 유치와 구매 단가에서 불리한 데다 품목별 임대요율은 똑같이 적용돼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2터미널 개장 이후 출국자 감소로 임대료를 26.7% 인하 적용했지만 품목별 요율을 적용하다 보니 임대료가 오히려 인상되는 효과가 발생해 수익성은 더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중견면세점 4사는 12일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설명회에 모두 참석했다. 담배 판매가 제한되는 등 수익성에 대한 확신은 없지만 규모의 경제를 위해 너도나도 입찰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대기업이 배제된 중소중견기업 간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일말의 가능성을 보고 있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산업 구조에서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는 의지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견 면세점에 장밋빛 미래가 있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는 게 더 문제"라는 자조 섞인 토로를 했다. 우리나라 중소중견 면세점이 처해 있는 진퇴양난의 현실을 말해주는 듯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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