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입브랜드’에 12월부터 관세인하 ‘가격조정’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 높은 韓 면세점 긴장감
‘가격경쟁력’ 흔들리나…향후 추이를 보고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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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관세를 인하해 명품 및 향수·화장품 등에 전폭적인 가격 조정에 나서자 면세점 담당자들에게 문의 및 협상 요청 전화가 왔다. 아직은 결정된 사항이 없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제품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면세점 매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동일 제품일 시 중국 가격과 면세점 가격차가 크지 않으면 그만큼 구매력 또한 저하되기 때문이다”

면세점에 수입 브랜드를 공급하고 있는 한 중개업체 담당자의 얘기다. 중국 재정부가 이달부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전폭적으로 인하, 가격 조정에 나선 모양새다. 향후 수입품에 대한 가격을 낮추겠다는 의도다. 향후 중국 내 수입품의 가격이 본격적으로 낮아지게 되면 중국인 관광객의 구매력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게 된다. 중국 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패션에선 기존 20.4% 관세가 8.7%까지 낮아졌으며, 향수는 10%에서 5%, 화장품 대다수 품목에선 10%에서 5%로 관세가 인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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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양사는 “중국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조정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다. 검토사항일 뿐 결정된 바는 없다. 이달부터 수출되는 제품부터 적용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추이를 봐야 한다. 이전에 수출된 상품에 대해선 인하된 관세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은 가격조정이 있진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면세점 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브랜드는 후·설화수 등 K-뷰티, 기초화장품 중심의 브랜드다. 지난해 기준 국내 면세점 총매출 중 중국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63.6%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 높은 관세로 인해 수입품에 대한 가격이 높아, 해외 관광을 통해 대량의 면세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관세가 인하되면 해외에서의 제품 가격차가 점차 좁아져 해외구매력에 대한 동기가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한국 면세점에서의 K-뷰티 상품 가격이 가장 낮기 때문에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면세점을 통해 제품을 구매한다. 그러나 중국의 K-뷰티 상품 가격이 낮아지게 되면 면세점과의 가격 차 또한 좁아지게 된다. 때문에 면세점 측에선 ‘가격경쟁력’ 저하를 우려해 브랜드와의 가격조정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K-뷰티 등 국산품뿐만 아니라 해외 명품 브랜드를 비롯한 수입품 전반에 있어서도 점차 해당 분위기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에선 아직 관세 인하로 인한 가격조정이 본격화되진 않은 상태다. 브랜드에서도 관세 인하에 따른 소비자가격 인하를 어느 정도 수준에 맞추어야 할 지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를 넘어 내년쯤엔 중국 내 소비자가의 인하가 본격화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중국 재정부는 “관세 인하를 통해 해외서 대리구매, 크로스보더 시장 등이 축소될 수 있다.이를 통해 국내 소비를 유인하고 오프라인 시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해당 목표가 성과를 낼수록 한국 면세점의 매출 중 ‘보따리상’에 의한 대량구매 또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한국 면세점 매출규모 축소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향후 면세품 가격이 인하될 시엔 납품업체의 ‘마진’ 또한 줄어들기 때문에 수익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한편, 중국 관세인하 정책에 따라 한국 면세산업은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올해는 ‘사드여파’로 인한 방한 중국인 관광객 급감, 내년에는 중국 내 수입품 관세 인하로 인한 ‘가격조정’ 여부가 도마 위에 오를 모양새다. 한·중 관계가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나 유통산업에선 중국인 관광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인의 소비를 자국으로 돌리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제도개선이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정부 당국의 중국인 관광객 유치 및 소비를 창출하기 위한 대책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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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