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4월 중 약 40만 점, 17억 원 상당의 불법 거래 현황 포착
최소 27억, 최대 39억 원에 해당하는 부당이득 취한 것으로 보여져
‘주의’, ‘경고’, ‘반입금지’, ‘판매 및 반입금지’등 사실상 최종 행정제재 조치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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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이 지난 2016년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간 서울 신라면세점에서 국산 화장품인 ‘OO샴푸’를 대량으로 불법 유출한 사건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최종 행정제재 및 행정처분을 내리기 위한 단계에 들어 선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관세청은 “현재까지 신라면세점에서 해외로 출국하는 내·외국인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국산 화장품 일종인 ‘OO샴푸’ 약 40만 점, 시가 17억 원 상당의 물품이 불법적으로 대량 유통되어 이를 확인하고 합당한 행정처분을 내리려 하고 있다”며 사실을 확인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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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한국관광통역사협회 제보사진 /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트럭으로 불법 대리구매한 물건을 버젓이 실어나르고 있는 모습.

 

이번에 관세청에 적발된 불법 유출 물품 40만 점은 약 17억 원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출된 물품의 개당 거래 가격은 약 4250원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번에 불법 유출된 제품의 면세점 실제 판매 가격을 해당 면세점 홈페이지에 공개된 가격으로 살펴보니 최고 14000원에서 1만 1000원 사이에 판매되는 물품이다.

따라서 면세점에서 판매되는 가장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이번 불법거래 품목이라고 가정하면 개당 6750원 정도의 시세차익이 발생하고, 가장 비싼 제품이라면 9750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이 차익을 실제 불법 유출된 갯수와 합해 대략적인 부당이득을 추정해 보면 불법 거래 당사자는 약 27억 원에서 최대 39억 원에 해당하는 부당이익을 취한 것으로 판단된다.

신라면세점 담당자는 “불법 거래 주체로 신라면세점 직원이 직접 관계된 것은 아니다. 해당 화장품 브랜드의 부매니저가 연루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신라면세점의 범죄 행위 가담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반면 해당 화장품 브랜드의 담당자는 “회사내부에 조사를 해보니 면세점에 물품을 납품했던 거래명세서와 세금계산서등의 서류 제출을 요구받은 적이 있은 후 아무런 소식이 없다. 면세점에 물건을 반입한 후 해당 물건의 관리와 감독은 우리 직원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면세점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역시 관련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내 면세점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세관은 “해당 건이 조사 중에 있으며 최종 행정제재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확인해 줬다.

“신라면세점이 불법 유출의 진원지는 맞는데 신라면세점 직원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나 브랜드의 경우 “물건을 반입한 이후 처리과정은 모르겠다”고 부인하는 등 관련사실이 모두 속시원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서울세관이 조사결과에 따른 행정제재등 발 빠른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법 유통사건이 발생했지만 누구도 범죄사실과는 연관이 없다는 주장이 더 퍼지기 전에 관할 서울세관은 빠른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처럼 잊을만하면 다시 고개를 드는 면세품 불법 유통 사건은 왜 끊이질 않고 있을까?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면세품 불법 거래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로 면세점 판매 물품중 수입품은 ‘관세’, ‘내국세’, ‘지방세’가 면제되고 국산품은 ‘내국세’와 ‘지방세’가 면제되는 등 정상유통 제품에 비해 막대한 시세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앞으로 남은 절차는 해당 건에 대한 서울세관의 실질적인 ‘행정제재’ 결과이다. 관세청의 ‘보세판매장운영에 관한 고시’ 제6장 보칙 규정에 포함된 제37조는 행정제재로 ‘주의’, ‘경고’, ‘반입금지’, ‘판매 및 반입금지’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불법거래된 제품 규모로 봐서 간단한 ‘주의’나 ‘경고’로 넘어가기 어렵지 않겠냐”는 의견이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주의’나 ‘경고’등의 처분은 서울세관 통관국 통관지원과에서 직접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기간이 정해져 있는 ‘1개월 이상 6개월 이하의 기간 동안 판매물품의 반입정지’ 또는 ‘1개월 이상 6개월 이하의 기간 동안 판매 및 반입정지’라는 조치의 경우 면세점 업계로서는 무거운 행정제재에 속해 해당 부처에서 직접 처리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반입정지’나 ‘판매정지’와 같은 상황은 중징계로 분류되어 서울세관장이 직접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일 업계 예상과 달리 ‘주의’나 ‘경고’ 수준에서 그친다면 신라면세점은 그런대로 감내할 수 있는 상황이 되겠지만 업계 관계자들이 예측한대로 기간이 정해진 ‘반입정지’나 ‘판매 및 반입정지’가 행정처분으로 결정 된다면 사실상 영업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어 업계는 다양한 각도로 예의주시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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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