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면세시장 점유율 중 한국 14.4%로 1위, 외국기업 ‘호시탐탐’
“관련지역시장, 세계시장으로 볼 가능성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관련기사: [단독]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 제재 방안, ‘롯데’·’신라’ 정조준
관련기사: 규개위서 철회 권고된 ‘면세점 독과점 규제’…“이의 있으면 재심사 요청 가능”

관세청이 박광온 의원실(더불어민주당)에 제출한 ‘보세판매장(면세점)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 감점제도 적용기준 연구’ 보고서에서 각 사안에 따라 70%의 점유율을 지닌 면세사업자에게 특허심사시 최대 60점을 감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됐다. 국내 기준 매출 1위를 자랑하는 롯데면세점의 경우 약 50% 점유율을 보여 최대 40~50점이 감점될 위기에 놓인 것이다. 2015~16년 개최된 면세점 특허심사 결과점수를 고려했을 때 선정된 기업과 탈락된 기업의 점수 차이는 34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면세사업자 중 ‘공정거래법’에 따라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로 여겨지는 기업에게 특허심사에서 평가점수를 감점하겠다는 취지로 특정 기업에게 시장진입장벽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해당 법안이 제도화되면 세계 면세시장의 최초의 제도적 장벽인 셈이다. 때문에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에 감점제도’의 타당성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0519_001

자료출처: 관세청 연구용역보고서/ 관세청의 연구용역보고서에서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에게 최대 60점의 특허심사 평가점수를 감점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해당 보고서는 관세청이 고려대 산학협력단에 연구용역을 발주해 올해 1월 30일부터 4월 30일까지 진행됐다. 책임연구원은 이황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법률적 부분에서의 면세점 시장의 관련시장 획정 및 감점방안에 대한 안이 도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먼저,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를 추정하기 위해선 시장을 획정하고 이에 따른 점유율을 따져봐야 한다. 보고서에선 시장획정을 위해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특허심사시 감점제도를 운용하기 위한 2가지 안을 내놨다. 1안은 면세점 특허사업권을 얻기 위해 경쟁하는 사업자들(실제 응찰업체와 입찰에 참여할 개연성이 있는 사업자들 포함)로 구성되는 시장으로 획정하는 것이다. 2안은 기업결합에서와 같은 시장획정 방식으로 관련 지역시장(예, 서울·인천공항·기타 지방)으로 나누어 점유율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나 보고서에선 각 안에 따른 우려사항도 제시했다. 경쟁하는 사업자들로 구성되는 시장으로 획정 시 “외국사업자라 하더라도 응찰에 개연성이 있는 한 이를 관련시장에 있는 사업자에게 배제할 이유가 없으며, 이 경우 관련지역시장은 전 세계 시장으로 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번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특허에서도 듀프리, DFS 등 세계 면세시장 1, 2위의 기업이 의지를 보인 바 있다. 또한 김해공항에는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가 특허를 획득해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즉, 전 세계시장으로 시장획정 시 감점제도의 사실상 의미가 사라지는 것이다.

H0519_002

자료출처: 관세청 연구용역보고서/ 최근 4년 간 주요 면세점 사업자별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 내용. 롯데와 신라가 국내 점유율에서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로 여겨지고 있으나, 점차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안에 따른 시장획정은 기업결합에서 나타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관련시장 획정에 기초한다. 2010년 (주)호텔롯데와 AK면세점 인수 승인 건에선 공정위는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인천공항 면세점, 김포공항 면세점의 3개 관련시장을 획정했다. 이전 2009년엔 (주)호텔롯데의 파라다이스 인수 불허 건에서 공항·시내를 포함해 부산·경남지역 시장으로 획정했다. 최근 2015년 6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와 관련해선 서울 시내면세점으로 한정지었다. 이에 따른 시장획정에서 보고서는 “(지역에 기반한) 소규모 시장의 중소기업들 역시 감점대상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다른 경쟁사업자가 면세점 특허사업권을 획득하게 된다면 이는 기존 독과점적 시장구조는 동일한 상태에서 사업자만 교체되는 결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즉, 새로운 독과점 사업자가 대기업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시장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감점제도’의 운용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결과를 통해 ‘면세점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의 특허심사 평가감점제도’는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의 연구목적엔 “정부는 면세점 시장구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중소·중견기업 참여를 확대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정책들을 집행해왔다. 최근 핵심 수단의 하나로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 감점제도를 도입 시행하기로 했다”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형화되는 글로벌 면세시장의 추세와 세계 경쟁체제로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점유율을 살펴보기 위한 시장획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면세점 시장에서의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선 평가점수 감점제도를 통해 시장진입장벽을 만들기 보단 공정하고 타당한 특허심사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장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투명한 제도운용과 ‘잘되는 면세점이 선정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현재 2015년부터 2016년까지 3차로 진행된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심사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에 있다. 해당 결과는 올해 5월 29일까지 국회에 제출된 예정이며, 이에 따라 특허심사의 ‘불공정성’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관세청은 “면세점 특허심사 시 시장지배적 추정사업자에 대한 감점제도 적용을 위한 평가기준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을 추진했다”며 “현재 최종본을 제출받아 검수 중에 있다”고 전했다.

친구에게 공유하기
김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