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기업들이 가장 이해 못하는 부분 ‘면세 제도’
그럼에도 세계 면세시장 점유율 1위 韓 부러워해

관련기사: [면세피플] “韓면세점, 글로벌 트렌드 세팅”…세계 관광객·브랜드의 접점 (1부)

노준섭 KL리미티드 대표는 한국면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면세시장에 대한 해외 기업들의 평을 설명했다. 해외 수입품을 국내 면세점에 공급하는 가교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해외 브랜드 본사와 밀착된 대화를 이어나가야 한다. 그는 “국내 시내면세점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느라 진땀을 뺀 적이 많다.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면세 시스템에 대해 부러워하고 놀라워한다. 그러나 가장 이해 못하는 부분은 바로 ‘면세 제도’다. 워커힐면세점 폐점을 가장 아쉬워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세계 면세시장에서 점유율 1위 자리에 있다. 방한 일본인 관광객에서 ‘12년부터 중국인 관광객 방한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하자 면세점 매출 또한 급증했다. ‘16년 기준 국내 면세점 총매출은 12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해외에선 5년으로 한정된 국내 시내면세점 특허권, 그리고 특허를 획득해도 생사(生死)를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한 기색을 비친다. 시장의 불안정성때문이 아닌 바로 제도운영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해외에선 더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D0502_001

노준섭 KL리미티드 대표의 모습.

기자: (공급사) 에이전트로서 국내 면세점 현주소는?

노 대표: 우리나라 면세점의 특징 중 가장 두드러진 점은 시내면세점 규모다. 다른 나라엔 거의 없는 특징이다. 또한 그 운영 시스템이 매우 효율적이라서 공급사들의 관심 대상이다.

기자: 면세시장이 현 상태라면 발전을 담보할 수 있나?

노 대표: 면세점 시장을 13년 넘게 지켜본 결과 현재 시내면세점 과잉(?) 공급이 걱정스럽다. 한국 면세점의 특징은 공급사가 판매직원을 직접 채용해 현장에 투입하는 데 그 인건비를 부담하려면 판매매출이 중요하다. 공급이 수요보다 커지고 요즘같이(사드한파) 중국인 고객이 줄어든다면 오히려 판매직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초래된다. 추가적으로 여는 면세점 입점 또한 신중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자: 전체 매출규모는 긍정적이나 외부 변수로 인해 급감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노 대표: 카테고리에 따라 다르지만 향수는 국산화장품에 비해 타격이 덜하다. 공급사들이 보는 관점은 면세점 자체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관광활성화 정책 또한 주의 깊게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선 면세점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평하고 싶다. 올해 혹은 내년이면 문을 닫는 면세점도 생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생존하는 면세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 본다. 새롭게 오픈하는 면세점 관계자를 만나 계획을 들어보니 기존 면세점과의 차별화를 중요시 여겼다. 좋은 현상이다.

기자: 면세점에 브랜드 매장을 운영 혹은 새로운 브랜드를 입점하는 데 있어 결정 요인은 무엇보다 ‘잘되는’ 혹은 ‘안되는’ 면세점을 구분하는 것이라 알고 있다. 그 기준이 있나?

노 대표: 시내면세점의 경우 온·오프라인이 중요하다. 얼마 전까지 ‘오프라인은 중국인 고객’, ‘온라인은 내국인 고객’으로 구분했다. 오프라인은 관광객 유치가 가장 중요하지만 ‘잘 되는 면세점’은 온라인 상품이 다양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갖고 있다.

기자: 트렌드에 민감한 브랜드, 앞으로의 전략은 무엇인가?

노 대표: 앞으로 비즈니스 고객, 특히 남자를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공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항 면세점은 비즈니스 고객층을 위해 좀 더 다양한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공항은 비즈니스 고객이 많을 뿐만 아니라 고객의 국적 또한 다양하다. 이들은 시내면세점을 찾지 않는다. 매우 바쁜 사람들이다. 찾는 품목도 시내면세점과 다르다.

D0502_002

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자: 사례가 있는지?

노 대표: 예를 들어, 인천공항 안내데스크를 지나가다 외국인 남자가 안내데스크에서 장난감 코너를 찾는 걸 본 적이 있다. 아쉽게도 규모가 작아서 등을 돌렸다. 이유는 판매에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전략적 제품’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기자: KL리미티드만의 숨겨진 전략이라고 보고 싶다. 각 브랜드가 지닌 숨겨진 전략은 시행되기 전까진 노출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향후 KL리미티드가 전개해나갈 ‘전략적 제품’에 기대를 하겠다.

기자: 해외 본사 혹은 해외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국내 면세시장은 어떤가? 일례로, ‘15년 시내면세점 특허심사에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워커힐면세점이 탈락해 ‘16년에 폐점을 하게 됐다. 해외 매체는 ‘쇼킹하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다시획득해 매장을 운영 중이다)

노 대표: 많은 외국 회사와 만날 때면 국내 면세점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선진화된 시스템에 놀라워하면서도 면세점 특허제도에 대해선 이해를 못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워커힐면세점 폐점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큰 금액을 투자했는 데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외국에선) 이해를 못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불안한다. 롯데월드타워, 워커힐에 수 천만원, 수 억원을 인테리어 비용으로 투자한 브랜드 입장에서는 인테리어 비용뿐만 아니라 판매직원 또한 내보내야 하는 데 그 모든 비용이 부담스럽다. 외국에서 한 관계자가 “그 다음은 또 어디가 닫니?”라고 물어본 적도 꽤 있다. 사실 대답하기가 매우 난감하다.

국내 면세점은 ‘16년 사상 최대의 매출 규모를 자랑했다. 물론 세계 면세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했다. 그러나 큰 규모로 성장한 시장에서 유통사업자는 자신감 넘치는 포부보단 알 수 없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에서 “또 어디가 닫니?”라는 질문에 모두 “우리는 아니야”라고 말하겠지만 힘이 실리지 않는 이유는 뭔지에 물음표를 던질 때다.

노준섭 KL리미티드 대표는 면세점과 정부가 아닌 브랜드 공급사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매장을 운영함에 있어 인건비 부담과 최근 ‘사드한파’로 인한 매출 급감을 체감하고 있다. 줄어든 중국인 소비자와 늘어난 면세점 간 출혈경쟁 이후. 비가 온 뒤 땅이 굳길 바란다.

친구에게 공유하기
김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