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 디딘 현대면세점 ‘사업 지속성’ 최고?
‘관리역량’ 최하점 받은 36년 롯데, 업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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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획득하기 위한 3차 면세대전이 지난 17일 종료됐다. 호텔롯데(롯데월드타워), 신세계디에프(센트럴시티), 현대백화점면세점(무역센터점)이 대기업군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관세청은 선정된 업체의 중분류 항목별 세부점수를 공개했다. 해당 점수를 분석한 결과, ‘특허보세구역관리역량’에서 36년 간 면세사업을 운영한 호텔롯데(롯데면세점)이 ‘법규준수도’에선 만점을 받았으나 해당 세부항목을 제외하면 최하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면세시장에 첫 발을 디딘 현대면세점이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서 쟁쟁한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를 제치고 단연 1위를 차지해 업계의 의문을 사고 있다. 관세청은 ‘공정한’ 심사를 했다고 하나 이번 특허심사를 비롯해 작년 두 차례 개최된 면세점 심사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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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관세청/ 12월 17일 관세청이 시내면세점 사업자를 선정, 선정된 업체의 항목별 세부점수를 공개했다.

 

‘법규준수도’는 만점·‘물류’는 최하점 받은 롯데면세점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250점)은 ‘보세화물 관리시스템의 적정성’(70점), ‘보세화물관리 인력의 적정성’(50점), ‘보세화물관리시설의 적정성’(50점), ‘법규준수도’(80점)로 구성된다. 즉, 법령에 따른 면세품의 유통 및 관리역량을 평가하겠다는 의도로 ‘운영인의 경영 능력’과 함께 배점이 높은 항목 중 하나다.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에 포함된 ‘뇌물죄’ 의혹에 호텔롯데가 관련돼 있다. 또한 지난 5월 1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호텔롯데 등 8개 면세사업자에게 ‘가격 적용환율 담합’ 사실이 적발돼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면세점은 ‘법규준수도’에서 만점을 받았다. 관세청이 발표한 ‘특허심사 평가표’ 상에 법규준수도엔 ‘관세행정시스템상의 법규준수도’, ‘AEO 선정 여부’가 평가 세부항목에 포함돼 있다. ‘행정시스템’만으로 평가했다 하더라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오히려 호텔롯데(롯데면세점)는 법규준수도를 제외한 보세화물 관리시스템·인력·시설 등에서 선정 업체 등 최하점을 받았다. 36년 간 면세사업을 운영하며 인천공항 자유무역지역에 대규모 통합물류센터 조성 및 ‘원패킹’ 시스템 최초 도입 등 ‘물류시스템’ 부분에서 세계 면세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와는 상이한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호텔롯데를 제치고 올해 5월 면세점을 개장한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명동점)와 면세사업 경험이 없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특허보세구역관리역량’ 중분류 항목별에서 1·2위를 차지했다.

신설업체가 받은 ‘사업 지속가능성’ 최고?

면세업계 전문가는 “면세점 운영에 있어 주요한 것은 경험과 투자 규모다. 특히 신규면세점일수록 매장 구성 및 브랜드 유치 등 초기 투자비용이 높다. 때문에 이를 바탕할 수 있는 면세점 운영 경험(인력)과 자금 확보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허신청 업체가 제출한 사업계획서와 신용평가등급의 적정성으로 평가되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1위를 차지했다. 해당 항목에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113.00점으로 1위, 108.33점으로 호텔롯데(롯데면세점)가 2위, 신규면세점 중 가장 매출 성장이 가파른 신세계디에프가 72.67점으로 선정업체 중 꼴찌를 기록했다.

업계는 해당 결과를 두고 납득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이번 특허심사에서 탈락한 HDC신라면세점, SK네트웍스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럼에도 선정 여부를 떠나 업계는 항목별 평가에 있어 심사의 ‘타당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신설업체는 면세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는 만큼 ‘사업 지속성 가능성’을 평가하기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특허에 신청한 5개 대기업 면세사업자 중에 최고 평가점수를 받은 것이다.

관광인프라·사회공헌·환원 점수로 사업성 판단?

관세청은 작년 7월 심사에서부터 신설된 ‘보세판매장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평가표’를 적용했다. 지난해 11월 특허심사 당시부턴 공고문에 “신설업체로 평가가 불가능한 항목은 해당 항목의 배점을 제외한 점수를 총점으로 평가한 후 1,000점으로 환산”한다는 심사규정을 내놨다. 해당 규정은 작년 7월 특허심사에도 공고문엔 적시하지 않았으나 적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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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관세청/ 관세청이 시내면세점 신규특허 공고를 내며 심사평가표에 따른 점수 산출기준을 적시했다.

때문에 업계가 납득하기 힘든 결과가 나왔다는 지적이다. 신설업체로 평가가 불가능한 항목은 대분류 평가항목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과 ‘운영인의 경영능력’에 집중돼 있다. 특히 신설업체의 경우 ‘제무제표’는 모기업 자료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또한 면세사업 경험이 전무한 경우 ‘사업계획서’로만 평가하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 ‘중소기업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정도’ 등 각 150점이 배점된 평가점수가 250점(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 300점(운영인의 경영능력)의 항목의 점수로 환산처리돼 면세사업자의 선정 심사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사회환원 계획으로 ‘사업성’을 따질 수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사회환원은 ‘실현성’보다는 특허를 획득하기 위한 ‘보여주기’가 많다”며 “이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 또한 모호하며 해당 점수를 사업성 및 관리역량 평가에 반영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해당 의혹과 문제를 풀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올해 면세점 심사에 참여한 특허심사위원회 명단을 비롯해 탈락한 업체의 점수를 공개해야 하며 시발점이 된 작년 두 차례 진행된 특허심사 또한 조사해봐야 한다는 것이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생각이다. 야당을 중심으로 기재위 소속 의원들이 관세청에 “면세점 특허심사 일체 자료를 요청”하는 이유다.

관세청은 “이번 특허심사에서 특허심사위원회를 위원장 외에 관련 분야 교수(6명)·연구기관 연구원·전문자격사·시민단체 임원이 포함된 민간위원 9명과 정부위원 2명으로 구성했다”며 “심사위원의 공정한 선정을 위해 1천명의 위원 후보군을 사전에 구성, 무작위 선정 전산시스템을 통해 특허심사위원회 개최 3일 전에 심사위원 선정·위촉했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별 최고점수와 최저점수를 부여한 위원의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9명의 점수를 평균하여 고득점 기업을 선정했다”며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나 국회와 업계는 면세점 선정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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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호